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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당시 ‘인권위 직원 블랙리스트’ 존재… 수사 의뢰”

입력 | 2018-12-11 20:35:00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당시 ‘인권위 직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0일 제19차 인권위 전원위원회를 열고 청와대의 ‘인권위 블랙리스트’ 건을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의결은 올해 1월 발표된 ‘인권위 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진행한 자체 진상조사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인권위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인권위 내 특정 인사를 축출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2008년 10월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를 인정한 이후 본격적으로 인권위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고 분석했다.

인권위는 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주체로 2008년 경찰청 정보국을, 2009년과 2010년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실을 지목했다. 인권위는 2009년 10월 당시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이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인권위 사무총장을 만나 ‘이명박 정부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촛불집회 직권조사 담당 조사관이던 김모 사무관 등 10여 명의 인사기록 카드를 전달했다는 구체적 정황도 파악했다.

인권위는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보고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시민사회비서관 등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