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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틀 깨야 산다” 마트의 대변신

입력 | 2018-12-12 03:00:00

전문점 늘리고 독서공간 마련
이마트 의왕점 13일 문 열어… 롯데는 1층 비워 휴식공간 활용
홈플러스엔 창고형 스페셜 매장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1층 ‘어반 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양평점 1층 전체를 고객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롯데마트 제공

2년 6개월 만에 새 점포를 낸 이마트가 점포 환골탈태에 나섰다. 이마트는 경기 의왕시에 매장 면적 9917m²(약 3000평) 규모의 새 매장을 13일 개점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매장은 2016년 6월 오픈한 경남 김해점 이후 30개월 만에 여는 신규 점포다.

이마트는 의왕점을 기존 매장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꾸몄다. 기존 매장의 거의 전체를 차지하던 할인매장을 절반으로 축소하고 나머지는 전문점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전자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 잡화 전문 매장 삐에로쑈핑, 패션 전문매장 데이즈 등이 새 매장의 절반을 채웠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책을 읽고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독서공간 컬처라운지에도 661m²(약 200평)를 할애했다.

더 싸고 많은 품목의 상품을 진열하는 데 주력했던 대형 마트의 이 같은 변신은 온라인 쇼핑객이 증가하면서 줄어든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 쇼핑 고객의 10% 수준이지만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할인점 매장 공식을 과감히 깬 새로운 포맷을 도입했다”면서 “시장 급변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오프라인 할인점을 변화시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은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1층에 카페나 푸드코트를 제외하고는 물건을 파는 매장이 하나도 없다. 롯데마트는 고객 접근성이 가장 좋은 1층을 통째로 비워 고객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어반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숲 콘셉트로 꾸며진 이 공간에서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은 방문객들이 노트북으로 문서 작업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로서란트’ 콘셉트인 롯데마트 서초점은 현장에서 구매한 식재료를 전문 셰프가 직접 요리해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단 고객을 매장 안으로 데려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특화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최근 기존 마트에 창고형 매장을 결합한 ‘스페셜’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판매 품목을 대폭 줄이는 대신 16개입 바나나우유, 40개입 초밥과 같이 고객이 많이 찾는 제품을 창고형 매장처럼 대용량으로 판매한다.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제품과 홈플러스에서만 판매하는 단독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에선 이 제품들을 구매할 수 없다. 요즘 유통업계는 매장을 특화시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