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작년 신혼부부 통계 발표
일과 양육을 병행하기 힘든 사회환경에다 경제적 부담이 겹쳐 저출산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2017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혼인 신고를 한 지 5년 이내인 신혼부부 110만3000쌍 가운데 41만4000쌍(37.5%)은 자녀가 없었다. 신혼부부 10쌍 중 4쌍꼴로 아이를 낳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무자녀 비율은 1년 전보다도 1.2%포인트 오른 것이다.
맞벌이 신혼부부는 소득이 높을수록 출생아 수가 적었다. 부부 합산 소득이 1억 원 이상인 맞벌이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4명으로 소득이 1000만 원 미만인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0.85명)보다 0.2명가량 적었다. 외벌이 부부의 출생아 수가 대부분의 소득구간에서 0.85∼0.87명을 나타낸 점을 감안하면 맞벌이의 출산율이 두드러지게 낮다는 의미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맞벌이 부부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부부는 출산 시 그만큼 많은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이 있는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85명으로 무주택 부부의 자녀 수(0.73명)보다 많았다. 주거문제가 해결되면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유주택 신혼부부 10쌍 중 4쌍(38.3%)꼴은 공시가격 기준 1억5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인 집을 갖고 있었다. 이어 6000만 원 초과∼1억5000만 원 이하인 집을 가진 신혼부부 비중은 35.9%였다.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의 비중은 2017년 기준 83.3%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 신혼부부별 합산 대출잔액을 금액 순으로 나열할 때 중간 금액을 뜻하는 ‘중앙 대출금’은 8784만 원으로 1년 전(7778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늘었다.
신혼부부의 가계대출은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보다 많았고, 혼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출 규모도 늘었다. 맞벌이 부부의 ‘중앙 대출금’은 1억9만 원으로 외벌이 부부(8000만 원)의 1.3배였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혼인 5년 차가 된 부부의 대출은 9669만 원으로 1년 차 부부(8000만 원)보다 1600만 원 이상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