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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복지부동 심각” 여권서도 적폐청산 부작용 우려

입력 | 2018-12-12 03:00:00

각 부처 정책보좌관 모인 靑회의, “무조건 몰아세우지 말고 당근을”
회의 주재한 김수현 “위기 국면”




“적폐 청산 이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심각해졌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

5일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이 주재한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 부처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행해온 적폐 청산 부작용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를 받다 투신자살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과 관련해 야당이 무리한 적폐 청산의 결과라고 비판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11일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적폐 청산 후유증으로 나타난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을 언급했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 적폐로 몰릴 것을 두려워한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면서 과거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적폐 청산을 한다고 공무원들을 무조건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 대부분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다른 부처 관계자도 “채찍과 더불어 당근도 필요하다. 승진이나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회의에서는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는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처럼 기업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대표 정책이 하나씩은 있었다. 그런데 현 정부에는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 대표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위기 국면이다. 각 부처가 중심을 잡고 잘 대처해 달라. 어찌 보면 최근 (지지율 하락) 현상은 기존의 높은 지지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책 추진 속도를 더 높이겠다. 앞으로 각 부처에서 잘 안 풀리는 정책이 있으면 정책보좌관들이 내게 바로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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