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문화계 프로가 뽑은 프로]<2>가요계 기획사 판도 변화
지난달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MGA’ 시상식에서 공연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올해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댄스그룹으로 자리를 굳혔다. 한국 가요사에서 듣도 보도 못한 사건이다. 동아일보DB
동아일보가 가요기획사 관계자와 평론가 등 전문가 21인에게 설문한 결과, 현재 국내 최고의 가수는 방탄소년단, 최고의 프로듀서는 방탄소년단을 키운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로 꼽혔다. 이들은 ‘차세대 주목할 제작사와 가수’로도 꼽혀 열풍이 쉽게 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가 곧 상장할 것으로 보고 엔터주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상한다. 그 시점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빅히트 측은 “현재로선 상장 계획이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하지만 상장만 하면 시가총액이 적게는 7000억 원, 많게는 4조 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빅히트는 재계약 시점을 1년이나 앞둔 올해 방탄소년단과 7년 재계약 사실을 공표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입대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내년 신인 그룹의 데뷔도 예고했다.
JYP의 선봉장은 트와이스다. 2016년 ‘CHEER UP’을 시작으로 최근 곡 ‘YES or YES’까지, 제동장치를 잊은 듯 연속 히트로 질주했다. 여성 그룹 전성기를 이끌어 온 원더걸스와 카라, 소녀시대에 비견된다. 오리콘 차트 1위를 안방처럼 드나들며 일본 시장을 열어젖혔다. 남성 그룹 갓세븐의 인기도 계속된다. 방탄소년단의 맹위에 가려졌지만 일찌감치 유럽 등 세계에서 기반을 닦았다. 밴드형 아이돌 데이식스도 영역을 세계로 넓혀가고 있다.
박진영의 리더십은 여전히 견고하다. 휴일이면 농구를 즐기고 현역 댄스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소속 가수들에게 때론 ‘형’으로 불리는 친근하고 젊은 감각의 리더다. 작곡, 프로듀스, 콘셉트 개발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그는 2014년 원톱 체제를 스스로 해체하고 집단지성을 내세운 ‘선곡 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JYP 퍼블리싱을 설립해 작사가와 작곡가를 집중 양성했다. 그 꽃과 열매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
가요계 20년 맹주 SM의 저력과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다. 엑소의 신작은 여전히 100만 장씩 팔린다. 차세대 주자 NCT 127과 NCT 드림의 음악에서 SM의 변화가 보인다. 오랫동안 쌓아온 SM 스타일을 덜어내고 시류를 관통하는 힙합과 전자음악을 대폭 껴안았다. 유럽 작곡가들과 협업한 세련된 음악, 특유의 매력을 지닌 SM형 아이돌 인재가 여기 결합된다. 1990년대 일찍이 케이팝 시스템의 씨를 뿌린 수장 이수만은 60대란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총괄 프로듀서로서 10대들까지 사로잡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