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피독, BTS 음악 숨은 중추 아이유-윤종신의 파워 여전히 건재
잔재미는 주로 ‘차세대…’에서 나왔다. 방탄소년단을 걷어내면 사실상 여성 그룹이 약진한 해였다. 블랙핑크의 ‘DDU-DU DDU-DU’는 유튜브 조회 수가 4억 건을 넘기면서 글로벌 그룹으로 떠올랐다.
올해 데뷔한 (여자)아이들은 특히 예의주시할 만하다. 비스트, 포미닛을 배출한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이 6인조 신인은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데뷔곡 ‘LATATA’부터 멤버 자작곡으로 치고 나오면서 특출한 개성과 팀 밸런스까지 보여줬다. 멤버 소연은 ‘차세대 주목할 작곡가 또는 프로듀서’ 설문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묘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은 “‘LATATA’는 모든 측면에서 탄탄한 완성도가 돋보이는 곡이었다. 걸그룹 세계가 정말로 변할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고 했다.
힙합 대세론은 새해에도 유효하다. 전문가들이 차세대 프로듀서로 꼽은 지코와 그루비룸은 힙합을 기반으로 인기 가요를 넘나드는 전방위성을 갖췄다. 아이유의 수성, 윤종신의 건재도 확인됐다. 여성 솔로 가수이자 영민한 프로듀서로서 아이유의 위치는 현재 가요계에서 독자성을 확보했다. 최다은 SBS PD는 “국민가수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40대 이하 음악가 중 유일하게 국민가수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클레이튼 진 워너뮤직코리아 대표는 윤종신을 현재 최고의 작곡가로 꼽으면서 “슬럼프가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끝없는 창작열,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 예능으로 쌓은 노하우까지 겸비했다”고 했다.
올해 ‘최고의 노래’에는 경향과 흐름을 뛰어넘어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에 몰표가 쏟아졌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마저 제쳤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도레미를 모르는 사람도 ‘사랑을 했다’의 ‘시라솔시레’는 올해 한 번쯤 흥얼거려 봤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