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사우디는 이미 대가를 치렀다”며 사우디를 재차 두둔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의 폭스&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피살사건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빈 살만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우디는 이미 대가를 치렀다(The Saudis have already paid the price.)”고 답변했다.
또한 왕세자 측근 고위관계자 2명이 해고됐고, 사우디 검찰이 카슈끄지 살해에 가담한 용의자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것 등이 사우디가 치른 ‘대가’라는 게 폼페이오 장관의 얘기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슈끄지 살해에 사우디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가 의회에 보고된 데 대해 “직접적 증거는 없으며 증거가 내일 나타날 수도 있고, 지난 밤 사이에 나타났을 수도 있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CIA가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로 사우디 왕세자를 확신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일부 보도는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고 얼버무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왕세자가 혐의를 부인한 것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면서 “사우디 왕국은 누가 국가를 운영할지 결정한다”고 엉뚱하게 답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 내내 사우디를 규탄하거나 자극할만한 거친 말을 전혀 쓰지 않았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인터뷰는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대사가 같은 날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과 대조적이다.
헤일리 대사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그들의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사우디에게 반드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