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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에 빠진 V리그 한국전력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한 한국배구연맹(KOVO) 단장 간담회의 결론은 리그 규정의 존중과 원칙대로였다.
13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KOVO 조원태 총재와 이사회의 멤버인 남녀부 13개 구단의 단장(우리카드, KB손해보험, GS칼텍스, KGC인삼공사, 현대건설 등 5개 구단은 불참)들은 한국전력이 요청한 외국인선수 추가교체 허용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단장들은 교체 외국인선수 카드를 모두 써버린 한국전력의 어려운 입장은 공감하지만 시즌 중간에 규정을 변경하는 것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특정 구단에 예외를 인정해주는 이번 사안은 13개 구단의 만장일치 찬성이 있어야만 가능했기에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몇몇 구단은 “특정 팀이 연패를 하고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리그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동업자 정신을 감안해 구제해주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각 구단 사무국장들의 모임인 실무회의에서도 많은 구단들이 같은 생각이었다. 한국전력은 간담회를 앞두고 각 구단에 협조를 구했고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냈지만 여론은 달랐다.
많은 팬들은 아무리 연패를 하고 있어도 특정 팀을 위해 기존의 규정을 바꾸는 것에는 반감을 드러냈다. 특혜와 예외를 거부하는 지금 우리사회의 시대정신과도 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단들은 한국전력의 특별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어서 공감도 했지만 우리가 만든 규정을 우리가 바꾸는 좋지 못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명분의 벽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