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로제-미투운동… 방송 제작현장 적잖은 변화 이끌어
올 한 해 방송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넷플릭스였다. 설문 참여자 24명 중 10명(41.7%)이 방송계 올해의 이슈로 ‘넷플릭스의 약진’을 꼽았다.
“넷플릭스는 한국을 아시아의 주요 전략 거점으로 삼고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것입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한국은 세계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넷플릭스는 올해의 드라마로 뽑힌 ‘미스터 션샤인’에 3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유재석이 출연한 예능 ‘범인은 바로 너!’,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제작한 ‘YG전자’ 등 한국 예능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세계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업계와 평단은 ‘주52시간 근로제 도입’(7표·2위)과 ‘방송계 미투(#MeToo) 운동’(5표·3위)도 주목했다. 사회적 이슈가 실제로 방송 제작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SBS 이용석 PD는 “방송계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관습이 변화의 급물살을 탈 것”이라면서 “제작비 대비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개선하지 못하면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선명 작가는 “미투 이후 업계에 만연하던 남성 제작진의 성희롱 발언과 행동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지운 easy@donga.com·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