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안] 美-日-캐나다 비해 소극적 운용… “투자처 없어 돈 쌓아둘수도” 지적 278명중 47명 공석인 기금본부, 처우개선 논의만… 구체계획 없어
보건복지부는 654조 원인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투자 비중을 지난해 말 현재 28.4%에서 중기적으로 4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현재의 49.0%에서 60%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처럼 자산 배분을 개선하고 투자처를 다변화해 전체 목표 수익률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8월 발표한 재정 추계상 수익률(2088년까지 연평균 4.5%)보다 목표치를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금 운용 전략이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공적연금(GPIF)은 자산의 43.5%를, 캐나다공적연금의 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자산의 85%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위험자산 투자 비중도 CPPIB는 79%, 미국 최대 규모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72%에 이른다.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방안도 이번 개편안엔 언급되지 않았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전북 전주시로 이전한 뒤 대규모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27명에 이어 올 들어 20명이 짐을 싸 현재 운용역 정원 278명 중 47명이 공석이다. 이 같은 인력 공백과 보수적 투자의 여파로 올해(1∼9월) 기금운용 수익률은 2.38%에 그친다. 하지만 복지부는 운용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고 운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계획만 내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