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놔두고 우리만” 반발…중진 등 일단 ‘수용’ “아직 여유 있어”…분란 키우기보다 관망 기류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News1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 양대 계파 좌장을 포함한 21명을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물갈이폭에, 계파를 막론한 대상 의원들 중 다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지도부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홍 의원은, 이것이 명단포함의 결정적 이유가 되지 않았겠냐는 관측에 “홍 전 대표가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했지 않나. 그 다음이 김성태 (전) 원내대표, 함진규 (전) 정책위의장 아니냐.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대로 두고 사무총장을 건드리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 비박계 인사는 “복당파가 타깃이었다면 복당파만 하더라도 30명에 달하는데 그 중에 2~3명만 포함된 것은 무슨 이유냐”면서 “구색 맞추기, 숫자 맞추기에 불과한 이번 결정이 무슨 인적쇄신이냐”고 비판했다.
잔류파인 곽상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협위원장 교체는 납득할만한 기준이나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전 (박근혜)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했다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하게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반발했다.
곽 의원은 “지역민심, 당심과도 동떨어진 오판”이라며 “지난 당무감사와 (여론조사) 지지도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위, 사개특위 등에서 문재인정부 폭주 저지에 나섰고 정부여당의 저격수로 노력했다고 자부한다”며 “결국 특정지역, 특정 인물만 겨냥한 표적심사하였다고 볼 수 밖에 없기에 이번 조강특위 결정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홍 의원이 비대위 출범 직후부터 가장 각을 세워온 인사라는 평이 지배적인만큼, 비대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명단에 포함된 의원 중 각 계파 중신 의원들 사이에선 당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기류도 확산되는 조짐이라 당장은 이번 사태가 당내 극단적 갈등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 News1
잔류파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끝난 당무감사에서도 최상위권으로 분류됐음에도 이번에 (2016년 총선 공천 배제, 인명진 비대위 체제 당시 당원권 정지에 이어) 세 번째 정치적 책임을 요구받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과거 친박으로서 이런 식의 3중처벌로라도 책임지라면 기꺼이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번 당협위원장 배제 방침이 2020년 공천 배제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회생’ 절차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현역 대규모 물갈이에 우려를 표명해 온 나경원 원내대표도 15일 비대위 회의 직후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청산대상으로 지목된 의원들 사이에서 당장 비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분란의 불씨를 키웠다는 오명을 자초하기보단 일단 관망하며 후일을 도모하는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편 조강특위는 지난 15일 Δ2016년 총선 공천 파동 책임 Δ최순실 사태와 국정실패 책임 Δ분당사태 책임 Δ지방선거 패배 책임 Δ 1심 유죄 판결 Δ핵심 지지 지역 변화와 쇄신 등 기준으로 현역을 포함한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역은 김무성·최경환·김재원·원유철·이우현·엄용수·김용태·이종구·이은재·김정훈·곽상도·정종섭·홍일표·윤상현·홍문종·권성동·홍문표·이완영·윤상직·황영철·이군현 등 총 21명이다.
이는 한국당 현역 112명 가운데 약 20%에 가까운 것으로, 역대 당무감사 결과는 물론 당초 예상보다도 웃도는 역대급 규모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뉴스1에 “다음 한 주는 상당히 시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의 혁신을 위해선 이 정도가 최소한의 조치라고 본다. 이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