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배터리보다 수명 10배 길어… 폭발 위험 없어 발전소에 적합 美-日-中 상용화, 한국은 사용 제한
에이치투(H2)가 개발한 바나듐 레독스흐름 배터리. 작은 컨테이너 크기로 부피가 크다. H2 제공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코발트계 산화물로 만든 양극활 물질(리튬이온이 나오는 물질)과,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로 만든 음극활 물질(도선에 전자를 내보내는 물질),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분리막과 전해액으로 구성된다.
바나듐 배터리는 부피가 수 m³의 큰 탱크가 필요해 배터리 크기도 크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 적용할 순 없다. 반면 완전히 분리된 탱크에 양 극의 전해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재 염려가 없다. 또 전해액만 제때 갈아주면 용량이 감소할 염려도 없다. 업계에서는 소모품까지 감안한 바나듐 배터리의 수명을 평균 20년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바나듐 배터리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10년 KAIST의 연구원이 주도해 설립한 에이치투(H2)가 2013년에 바나듐 배터리 상용화 제품을 내놨다.
또 스탠다드에너지, 코리드에너지 등 중소기업도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ESS에는 바나듐 배터리가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공급인증서를 발급할 때 리튬이온 배터리에 가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리튬이온 배터리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신학 에이치투 사업개발 매니저는 “내년부터 바나듐 배터리 등도 가점 부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