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기업이 도시의 미래다] <1>삼성전자와 함께 웃은 평택 경제 삼성-평택주민 소통협의회 운영
2017년 4월 가동을 싲가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바로 옆 1기(P1) 라인은 지난해 4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1기 라인의 메인 건축물인 생산동(팹)은 가로 길이만 520m에 높이는 80m가 넘는 위용을 뽐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눕혀놓은 크기다. 2층으로 구성된 이 거대한 팹에선 24시간 쉬지 않고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용 기기에 필요한 최신 메모리 반도체를 찍어낸다.
○ 1라인 기준 직간접 경제유발효과 163조 원
직간접 경제유발효과가 163조 원(1라인 기준)에 이르는 공장 덕에 평택시 경제지표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평택시의 지난해 전체 세수는 약 4600억 원인데, 삼성전자가 평택시에 올해 납부할 총 지방세 규모는 약 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한 곳이 도시 전체 세수를 약 10% 끌어올린 것이다.
지역 소비 활성화 효과는 더 크다. 평택캠퍼스의 1, 2기 라인 하루 출입인원은 2만20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적지 않은 인원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에는 평택시의 쌀 브랜드 ‘슈퍼오닝’이 하루 900kg 씩, 1년에 약 320t 공급된다. 배선철 평택시 전략산단지원팀장은 “이들이 평택 시내에서 먹고 자고 물건을 구입하는 데 쓰는 돈은 한 달에 약 500억 원으로 관내 전체 소비의 20%에 이르는 규모”라고 말했다.
○ 활기 넘치는 도시… 협력사-투자 줄이어
다른 도시에선 좀처럼 찾기 힘든 활기가 평택 곳곳에서 체감된다. 올 6월 개통한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의 고덕나들목(IC)은 당초 준공예정일보다 5개월이나 일정을 앞당겼다. 평택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물동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속한 처리를 위해 공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현지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유입인구가 늘면서 평당 1000만 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등 부동산 경기도 데워졌다”고 말했다.
평택=황태호 taeho@donga.com / 배석준 기자
▼ 삼성-평택주민 소통협의회 운영
매달 한차례씩 머리 맞대… 공사장 먼지 등 갈등 해소 ▼
평택 시민들도 삼성전자로 인한 도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무작정 반겼던 건 아니다. 조용하던 길이 갑자기 차들로 정체를 빚고,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일부 지역건설사 단체는 “안전관리 기준을 완화해서라도 평택 지역의 장비와 인력, 자재만 이용하라”고 요구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형 공사장이 들어설 때마다 벌어지는 지역민과의 충돌을 삼성전자는 대화와 소통의 접점을 넓히면서 풀어갔다. 올 8월부터 지역 주민과 회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소통협의회를 구성해 매달 세 번째 월요일 회의를 열었다. 협의회에 지역위원 대표로 참여하는 안산호 고덕면 해창5리 이장은 “단순한 보여주기 식 요식행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참여해보니 실제는 달랐다”며 “협의체를 통해 많은 대안이 나오고 많은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행됐다”고 했다. 미세먼지 방지를 위한 살수차 지원이나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 등이 이 협의체에서 결정된 대표 사례다.
회사의 사회공헌과 임직원들의 기부·봉사 활동도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평택캠퍼스 임직원의 94.1%가 연평균 15시간 지역 봉사활동을 한다. 또 92.2%는 지역 사회를 위한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지역 노인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기 위해 삼성전자와 평택대 구성원 등이 함께 만든 ‘해피콜 연합봉사팀’은 2016년부터 매월 넷째 주에 노인 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매년 1000명이 넘는 어르신이 대상이다. 삼성전자가 자재와 비용을 지원한 카페 ‘휴’는 지금까지 3개 매장에서 20명의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평택=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