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기업이 도시의 미래다] 삼성전자 입주뒤 투자 릴레이… 실업률 1년새 3% → 1.8%로 줄어 이천-서산 등 차세대 기업도시, 고용-인구증가율 전국 평균 훌쩍
경기 평택은 2009년 지역 경제가 수렁에 빠지는 대재앙을 경험했다. 당시 평택을 대표하던 핵심 기업인 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전격적인 경영권 포기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좌절의 도시로 전락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해고자 수가 5000명까지 치솟았고 지역 경제는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듬해 발표된 삼성전자의 고덕국제신도시 산업단지 투자계획은 ‘잭팟’이었다. 고덕산단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뒤따라 본사를 옮기려는 협력업체 행렬이 이어졌고, 코오롱 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도 잇따라 뛰어들면서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쌍용차도 지난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배선철 평택시 전략산단지원팀장은 “쌍용차 사태 이후 침체됐던 지역 경제가 삼성전자의 투자를 기점으로 살아났다”며 “한때 평택의 상징과도 같았던 쌍용차까지 살아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진심으로 반가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쇠퇴 등 산업 순환 속에 어쩔 수 없이 ‘지는 도시’들도 있지만 반도체와 5세대(5G) 통신,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차세대 기업 도시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가 도시의 미래,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인 셈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차세대 5개 기업도시(평택 이천 서산 파주 아산)의 최근 10년간 주요 성장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 도시들의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실업률 모두 전국 평균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효과는 컸다. 삼성전자가 2015년 평택공장을 착공한 후 평택시 실업률은 그해 3.0%에서 이듬해 1.8%로 뚜렷하게 떨어졌다. SK하이닉스가 2014년 이천에 M14 공장을 지은 뒤 이천시 고용률은 2013년 63.3%에서 2016년 65.4%로 올랐다.
기업의 성장은 도시로의 인구 유입뿐 아니라 출산율 제고 등 인구 성장도 촉진하고 있다. 기업도시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평생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51명으로 전국 평균(1.20명)보다 높았다. 인구증가율도 기업도시는 2.3%로 전국 평균 0.6%의 4배 수준에 육박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기업을 유치했을 때 해당 지역에 막대한 전후방 경제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며 “아마존 제2본사 등 기업 유치 경쟁에 유수 도시들이 뛰어드는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