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깝게 묻힌 영화들
영화인들은 올해 아깝게 묻힌 영화로 ‘버닝’(위쪽)과 ‘허스토리’를 꼽았다. CGV아트하우스·NEW 제공
영화인들에게 올해 아깝게 묻혔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한 작품만 꼽아 달라고 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가 공동 1위에 올랐다. 의미 있는 소재와 그것을 다룬 영화적 깊이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영화라는 평가다.
영화 ‘버닝’은 평론가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때로는 명성이 선입견이 되기도 하나 보다. 풍부한 서브텍스트가 난해함으로 외면받아 아쉽다”고 평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국내에서 호불호가 갈렸고 흥행에도 실패했지만,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고 해외 평단에서도 뜨거운 호응이 있었던 작품”, 전찬일 평론가는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홀대와 오해를 받은 기념비적 문제작”이라고 했다.
‘허스토리’는 ‘관부 재판’ 실화를 토대로 하고 관록 있는 여성 배우들이 대거 전면에 나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길영민 JK필름 대표는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영화는 이 작품까지 불과 5편뿐”이라며 “몇 번을 반복하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김동은 리틀빅픽처스 이사는 “작품의 완성도와 용감한 연기 도전이 자극적 현실에 외면받았다”며 재조명받아야 할 영화로 꼽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