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선수, 조재범 코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 조 코치 “씻을 수 없는 상처 남겼다…잘못했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9월 19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폄의(상습상해 및 재물손괴)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 됐다. 2018.12.17/뉴스1 © News1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 선수를 폭행하는 등 상습상해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조재범(37)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이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은 조 전 코치가 지난 9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데 따른 항소심 2차 공판이다. 지난달 항소심 1차 공판이 열렸고, 조 전 코치가 전 대표팀 트레이너를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이날 2차 공판이 열렸다.
조 전 코치의 증인으로 출석한 전 대표팀 트레이너 유모씨는 “여자선수팀을 전담하는 체력 PT담당자로 심 선수를 가장 많이 신경썼다”며 “2014년부터 심 선수가 주말 때마다 외출할 때 개인적으로 나에게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씨의 증인심문 이후 심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피해자 신분으로 출석한 심씨는 발언하기 앞서 약 1분 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꺼내지 못했다.
심씨는 다소 진정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선수의 (스케이트)날을 건드렸다는 사례는 다른 해외 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코치는 그 지위를 박탈당한다”며 “특정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사례가 있다는 사실, 이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어 “피고인 조씨와 마주친다는 생각으로 두려워 법정에 올 엄두를 못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 이 자리까지 섰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를 시작한 심씨는 조 전 코치로부터 아이스하키채로 폭행을 당하고 갖은 폭언을 들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그 강도가 더 심해 락커룸 등 으슥한 곳에서 무자비하게 폭행 당해 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등의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심씨의 증언이다.
심씨는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0일을 남겨 둔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훈련 동안 코치가 손으로 내 머리를 세게 쳐 뇌진탕이 있었고 결국 평창에서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로 현재는 정신과 치료 중이며 다시는 조씨가 이런 같은 범죄를 일으키지 않도록 강력한 형사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씨의 발언이 끝나자 조 전 코치는 “석 달동안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함께했던 심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또 “악의적인 마음이 아니었고 기량을 끌어올려주기 위해 택했던 폭행은 결코 잘못된 행동인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심 선수 눈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나로인해 상처를 받은 가족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의 선고는 내년 1월14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9월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코치는 올림픽을 앞둔 올 1월 중순께 훈련 과정에서 심씨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