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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인식당, 로봇이 시간당 20그릇 요리해 서빙

입력 | 2018-12-18 03:00:00

中징둥닷컴 무인 레스토랑 가보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중국에 ‘무인화(無人化)’ 바람이 일고 있다. 진원지는 중국에만 3억여 고객을 가진 현지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징둥닷컴. 1998년 베이징의 전자기기 점포로 시작해 20년 만에 ‘중국판 아마존’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3년 전부터 무인 기술을 연구하는 ‘X사업부’를 두고 스마트 물류 및 로봇 자동화 기술을 개발해왔다. 중국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을 연구하는 엔지니어만 1만2000명이 넘는다. 인건비 부담이 덜한 중국의 물류업체가 무인기술에 다걸기(올인)한 이유는 뭘까.》

징둥닷컴이 지난달 중국 톈진시에 개장한 무인식당 ‘X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이 로봇이 테이블로 서빙해온 음식을 옮기고 있다. 서빙로봇에 적용된 초정밀 지도와 자율주행 기술은 모두 징둥닷컴이 자체 개발했다. 징둥닷컴 제공



○ 무인 레스토랑 만든 중국 1위 리테일기업

12일 점심 중국 톈진의 ‘JD X레스토랑’. 100석이 마련된 300m²(약 90평) 규모의 홀이 손님으로 가득 찼지만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은 보이지 않았다.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테이블 QR코드를 스캔해 메뉴를 주문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주방과 테이블을 오가며 음식을 서빙했다. 인간 종업원은 빈 그릇을 치우거나 재료를 다듬을 때만 거들뿐이었다.

지난달 오픈한 이 식당은 주문부터 서빙, 조리까지 기계가 하는 ‘무인 레스토랑’이다. 매일 약 400∼500인 분을 팔지만 전체 직원은 10명도 안 된다. 비슷한 매출(2만∼3만 위안)을 올리는 식당들이 최소 20명 넘는 인력을 쓰는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가 절반도 안 드는 셈이다. 주방에는 43가지 레시피가 입력된 조리 로봇이 시간당 20그릇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1명의 인간요리사는 보조를 할 뿐이다.

X레스토랑 아이디어를 낸 탕쓰위 본부장(32)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시대에 협업의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 제1의 목적”이라며 “1년 정도면 투자액 회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X레스토랑 옆에는 QR코드 스캔과 얼굴 인증만 하면 상품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무인편의점 X마트가 있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X마트는 1년간 중국 내 20여 점과 해외 점포(인도네시아)까지 열었다. 매장 내 AI 카메라가 고객 행동과 소비 성향을 분석하고, 모은 데이터는 상품 진열과 맞춤 광고에 활용한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자율주행 무인로봇이 집이나 사무실 앞까지 물건을 배달해 주는데 현재 대학가와 톈진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 무인 플랫폼 기술 독자개발

징둥닷컴 상하이 물류창고에서 무인 운반로봇이 주문상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제품 선별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수행한다. 징둥닷컴 제공

14일 징둥닷컴이 상하이에서 운영하는 무인창고를 찾았다. 이곳은 사람이 하던 피킹(제품 선별)과 패킹(포장) 작업까지 로봇에 맡겨 상품 보관부터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기계가 한다. 시간당 3600개의 제품을 집을 수 있는 피킹로봇을 비롯해 AI, 운반로봇, 무인픽업 등 혁신기술로 전통 창고보다 작업효율이 10배 더 높아졌다. 징둥닷컴은 무인자동화와 드론 기술을 접목해 대도시에 국한됐던 ‘211 배송’(오전 11시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 오후 11시에 주문하면 익일 오후 3시까지 배송) 범위를 교외로 확대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 모두 징둥닷컴이 독자적으로 개발한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장쑤성 산시성 등에서 상용화한 소형 드론(30kg 이하 적재)은 현재까지 1000번 이상 이륙했고 30만 km 이상 운항했다. 45분간 320km까지(왕복거리) 배송이 가능하다. 지난달 첫 비행에 성공한 대형 드론은 최대 800kg 무게의 물건을 싣고 1000km 운항이 가능하다. 내년 상용화를 위해 당국과 항로 문제를 논의 중이다.

샤오쥔 X사업부 총괄(33·부사장)은 “대형 드론을 활용하면 창고의 배송 반경이 120km에서 600∼800km까지 늘어난다”며 “자율주행, 드론, 창고 무인화 기술을 시스템화해서 플랫폼 형태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상해·텐진=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