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선 지 40년이 흘렀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오늘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발전노선으로 채택했다. 전환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500억 달러에서 80배인 12조 달러로 치솟아 미국 외의 모든 나라를 제쳤다. 억만장자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빈곤층은 인구의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마오쩌둥이 죽은 1976년까지 10년간의 문화대혁명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늦추지 않았다면 한국은 성장의 기회를 잡지 못했을 수도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 한국은 고속성장의 궤도에 올라 빠르게 달아날 수 있었다. 기술 격차를 벌린 상태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은 한국산 부품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하지만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선 2010년 이후 성장하는 중국을 마냥 좋게만 볼 수 없게 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이후에는 중국 시장에만 매달리면 한국이 중국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미국이 앞장선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견제는 교역만이 아니라 기술에서도 중국의 지배를 걱정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민족자결주의 집단안보체제 등의 새 이념을 제시함으로써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이끌었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번성할 때 주변국은 괴로웠다. 중화(中華)사상에는 주변국과의 평등한 선린관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 중국의 새로운 굴기가 세계와 주변국들에 희망이 되고 있는가. 개혁·개방 40주년은 이 점을 반성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