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외 3국은 정당 지지율. 아일랜드 득표율은 집권 후 첫 여론조사 수치.
○ 고전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지난해 5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39세 나이로 당선되며 본격적인 글로벌 30대 리더 시대의 문을 열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1년 6개월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당선 당시 66.1%였던 득표율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올해 3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32.2% 득표율로 극좌 정당 오성운동을 1당으로 끌어올렸던 32세의 디마이오 대표는 당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떨어지며 2당으로 밀려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프랑스병을 고치겠다는 구상하에 노동시장 유연화, 공무원 수 감축과 복지 축소, 교육개혁, 연금개혁 등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그러나 다수당의 힘을 앞세운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적 불만은 최근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노란 조끼’ 시위로 폭발했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소속 사회학자 에르베 르브라스는 “시위대들은 무엇보다 거만하고 국민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받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디마이오 대표가 이끄는 오성운동 역시 재정 지출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선 공약인 기본소득 도입을 고집하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통신 안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3%가 기본소득 공약을 포기해야 한다고 답했고, 63%가 EU가 거부한 예산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정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막겠다는 공약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지 기반이었던 환경단체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디마이오 대표는 자신과 오성운동을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 ‘하이에나’, ‘창녀’라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반면 오성운동과 연정을 맺은 극우 정당 동맹당은 마테오 살비니 대표의 노련함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집권 6개월 만에 동맹당의 지지율은 17%에서 34%로 뛰었다. 자신감이 커진 동맹당에선 이참에 연정을 깨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선전하는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지난해 5월 38세 나이로 아일랜드 총리가 된 버라드커는 최근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의 상승세에 주춤하고 있지만 우파 정당 피너게일을 확실한 1당으로 끌어올리며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버라드커가 총리가 된 후 피너게일 정당 지지율은 29%에서 32%로 상승했다. 감세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올 5월 본인 주도로 실시한 낙태 허용 국민투표가 가결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13일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