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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전대만 바라보는 한국당 물갈이 의원들

입력 | 2018-12-18 03:00:00

새대표 선출뒤 공천구제 저울질
김병준 “결정 뒤집기? 나무만 본것”




“의원들 마음은 이미 ‘콩밭’(차기 전당대회)에 가 있다. 훗날을 기약해야 하니 공식적으로는 ‘선당후사’라는 말만 써 달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에 포함된 한 의원은 17일 당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이 된 의원들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비대위 결정을 일단 수용하는 분위기다. 배제 명단에 포함된 친박(친박근혜) 중진 홍문종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비대위 결정은 당 공감대를 도외시한 독주”라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어찌 모든 말을 다 하고 살 수 있겠나”라고 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계파주의와 당이 결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차기 지도부가 이번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함부로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나무만 본 것”이라며 “한국 정치를 그 정도 수준으로 보는 것은 정치 폄하이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 ‘당 지도부가 바뀌면 이번에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복권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흘리는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물갈이’ 대상이 된 인사들은 차기 전당대회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년 전당대회에서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공천 구제 등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내에는 이번 당협위원장 심사 결과를 차기 전당대회 구도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일부 친박계 의원은 “복당파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막으려고, 황 전 총리와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거나 교분이 있는 인사들을 쳐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