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왕이 즉위하기 전 이 나라는 강력한 왕가가 다스렸다. 그들은 군대를 키우고, 세금을 늘렸다.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세금이 늘어날수록 세금을 걷는 관리들도 늘어났다.
얼마 후 백성들은 “세금과 세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한탄하기 시작했다. 세금의 종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세액도 올라갔다. 백성들은 이제 “세금을 내지 못하면 죽을 수도 없다”고 울부짖었다. 장례를 치를 때도 온갖 세금과 수수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새 왕은 미망인과 고아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곳에 정의를 세우기를 원했다. 그의 방법은 불의와 부조리를 만든 모든 것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는 기본적인 세금만 남기고 모든 세금을 철폐했다. “이제 이 땅의 어디에도 세금도 없고 관리도 없다”고 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남긴 세금도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왕국 전체에 정의가 다시 강물처럼 흐르기 시작했다. 그 대신 군대도 줄고 나라도 약해졌다. 10년 후 옆의 왕국이 쳐들어와 왕국을 완전히 파괴하고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살아남은 사람은 미망인, 고아가 되거나 노예가 되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화가 아니다. 4500년 전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는 수메르의 라가시라는 도시에서 벌어졌던 실화이다. 이 사건에서 인류는 세상이 단순하지 않고, 선악의 이분법으로는 사회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배웠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4500년 전의 교훈조차 실종된 듯하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