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던 러시아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주로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원에 보고된 두 개의 보고서 종합 결과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으며 특히 흑인들에 상당 노력을 할애했다.
컬럼비아대-캔필드 리서치 공동 조사 보고서와 옥스퍼드대-그래피카 공동 보고서에 의하면 러시아는 능동적이고 지속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스 등을 생산했다.
예를 들어 대선 본선 과정에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예수에,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을 악마와 연관시킨 밈(meme·짤방) 등을 여럿 제작해 퍼트렸다.
러시아는 지메일 계정을 미국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으며 블랙티브, 블랙소울 등 흑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12개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유튜브 등에서는 흑인에 대한 경찰의 잔혹성을 강조한 영상물 등을 올려 환심을 샀다.
좌파 성향의 흑인들의 투표 의지를 꺾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클린턴의 표를 갉아먹을 수 있는 버니 샌더스, 질 스타인 지지자들을 자극해 선거날 집에 있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간 러시아의 페이스북 활동은 주목받아 왔지만 인스타그램에서의 활동은 과소평가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IRA는 인스타그램에 1억8700만건 이상의 콘텐츠를 게재, 페이스북 7650만건보다 더 많았다.
한편 2016년 대선에서 실제 흑인 투표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 인구조사국에 의하면 총 1억3750만명의 미국인이 투표에 참여, 전체 투표율은 61.4%로 2012년과 비슷했으나 흑인 투표율은 66.6%에서 59.6%로 감소했다.
단 컬럼비아대-캔필드 리서치 공동 조사 보고서 연구진은 투표율 하락이 러시아의 SNS 활동 때문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