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野, ‘연동형 비례제’ 배수진 치자…민주-한국 책임 공방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편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서로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핑퐁게임’을 되풀이하고 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라며 배수진을 치자, 물밑 셈법이 비슷한 민주당과 한국당이 책임 공방으로 ‘시간 끌기’를 벌이는 양상이다.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18일 당 회의에 참석해 “여야 5당의 선거제 개혁 관련 합의와 관련해 한국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우려스럽다”며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이거나 합의정신에 어긋나는 자세는 신의성실에 어긋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며,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합의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 의원이 선거제 개편 합의 발표 하루 뒤인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2월까지 정개특위에서 합의안을 만들자는 것은 졸속합의를 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이런 식의 비민주적 자세는 오히려 선거제도 개혁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작심’ 발언을 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발언에 야 3당의 십자포화가 쏟아지자 김종민 의원이 한국당으로 다시금 책임의 공을 넘긴 것이다.
거꾸로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선거제 개편의 공을 넘기려는 모습이다.
선거제 개편의 최종 책임자를 문 대통령으로 지목한 셈이다.
이같은 발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지지의사를 보낸 문 대통령이 권력구조를 바꿔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내놓은 개헌안에도 내각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래대표제를 개헌에서 떼어 내 추진할 경우 야 3당과 공동전선이 형성되면서 한국당만 고립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