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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투신 여중생, 또래 남학생에 성폭행 당해”

입력 | 2018-12-19 03:00:00

경찰, 정황 확보… 3명 검찰 송치
“여학생 성추행 피해 고민 털어놓자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후 몹쓸짓”




올 7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A 양(15)을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중학생 B 군(15)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경찰은 A 양을 성추행한 고등학생 C 군(18)과 A 양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린 D 군(16)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B 군은 2016년 평소 알고 지내던 A 양이 C 군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고민을 털어놓자 “이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A 양을 성폭행한 혐의다. D 군은 A 양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악의적인 소문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A 양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양과 가해 남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디지털 저장 매체 분석)을 한 결과에서 A 양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정황과 관련된 내용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A 양과 가해 남학생들의 친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결과에서도 정확한 시기는 특정하지 못했지만 A 양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정황을 확보했다.

하지만 A 양이 유서를 남기지 않고 목숨을 끊어 직접적인 투신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B 군 등은 경찰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계속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양의 아버지는 올 7월 19일 오후 8시경 인천의 한 아파트 3층에서 A 양이 스스로 뛰어내려 숨지자 ‘B 군 등 중고교생 3명이 저지른 성폭력과 명예훼손의 충격으로 딸이 목숨을 끊었다’며 가해 남학생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달에는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숨진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실체 규명을 요구했다. 아버지는 “피해자가 숨져 증언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사건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18일 오전까지 1만7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