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 불명 등 중태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강원 강릉시 아라레이크펜션의 방에 연결된 가스보일러. 보일러와 배기통이 어긋나 있다(왼쪽 사진 점선 안). 배기통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으면 연소가스가 역류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다. 경찰이 18일 오후 늦게까지 보일러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독자 제공·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8일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 투숙했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선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측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에 따르면,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자극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평상시엔 일산화탄소에 노출됐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일정 농도 이상 몸에 흡입됐을 경우 구토·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박 교수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설명하며 “(학생들은)바깥으로 나가거나 거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려고 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연탄을 난방이나 취사에 활용할 때 연탄가스에 의한 중독 사고가 굉장히 많이 발생했었다. 그게 대부분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사고”라고 부연했다.
배기통이 보일러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었던 것에 대해선 “보통 배기통이 파손되거나 이탈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며 대표적인 것은 외부 충격이다. 만약 가스보일러나 배기통을 사람의 신체가 부딪혔다든지 등 외부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일러 점검에 대한 의무 규정이 모호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점검이라고 하는 것이 가스를 사용하는 시설 같은 경우는 1년에 1번 이상 점검을 받아야 된다고 규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이 모든 시설에 적용이 되는 것인지, 가스 공급량이라든지 건물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 적용되는 것인지, 어느 범위까지 점검을 누가 해야 되는 것인지 등 좀 모호하게 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률적인 모호한 부분이 실제로 안전 관리 부실하고 연결되는 원인으로도 볼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측정한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159ppm으로 환경부의 정상 기준치(10ppm)의 15배가 넘는 상태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