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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멈추지 말고 한 번에 빠르게…‘생각’이 포함된 속도를 높여라

입력 | 2018-12-19 15:34:00

아시안컵 대비 벤투호, 울산 전지훈련 마무리 단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속도’를 강조했다. ‘생각’까지 포함된 스피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공격 전환 시 풀백이 전진을 머뭇거리자) 공격할 땐 윙이라고 생각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야해!”
“(원터치 연결이 무산된 후 패스를 한 선수가 머리를 감싸자) 아니야, 그렇게 해야 해, 잘했어!”

볕은 따뜻했으나 바람이 차갑던 19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에서 벤투 감독이 가장 많이 외친 주문은 ‘멈추지 말고’ 빠르게‘ ’한 번에‘ ’더 강하게‘ 등의 내용이었다. 부임 후 지금껏 계속 강조했던 방향, 추구했던 축구와 맞물린 내용들이다.

벤투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그랬듯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저 오래 공을 품고 있는 공염불 수준의 점유율은 지양한다. 벤투 감독은 측면을 활용한 빠른 공격 패턴을 강조하고 상대방에게 공이 넘어갔을 시에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비로 다시 소유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 앞선 경기들에서 보여줬던 그의 색깔을 떠올리면 이날 훈련장에서 벤투 감독이 강조했던 단어들이 이해된다.

이날 대표팀은 오전 10시30분 무렵부터 훈련을 시작해 11시40분 정도까지, 대략 1시간10여분의 훈련을 진행했다. 가벼운 몸 풀기와 세트피스 훈련을 소화한 뒤 선수들은 두 팀으로 나눠 8대8 미니게임을 소화했다. 이날 훈련장에 나온 선수는 19명이었다.

홍철, 장윤호, 김문환, 한승규 등 4명은 경미한 부상 때문에 숙소에 머물렀다. 또 소집 후 내내 실내 훈련만 진행했던 황인범은 운동장 외곽에서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요컨대 완전체로 완전한 훈련을 할 순 없던 상황이다. 하지만 큰 틀의 방향성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벤투 감독 스스로 “누가 들어와도 혹은 누가 빠져도 팀이 나가야할 틀은, 철학은 변함 없어야한다”던 방침과 맥을 같이 했다.

부족한 자원배치로 인해 미드필더 주세종이 A팀에서는 중앙MF로 나섰다가 반대팀으로 넘어가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뛰는 등 구성이 온전치는 않았으나 벤투가 강조하는 ’속도 축구‘는 차이가 없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공을 받아 멈춰 세울 때마다, 줄 곳을 찾을 멈칫할 때마다 ’다이렉트‘를 외쳤다. 벤투가 추구하는, 또 세계 축구가 원하는 ’빠른 축구‘는 결국 공을 강하게 주거나 빨리 뛰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판단의 스피드‘까지 뒷받침 된 내용이라는 뜻이다. 다음 단계를 머리에서 계산해두지 않으면 결국 원터치 패스는 불가능하다.

시도하지 않는 것에는 불호령이 떨어졌으나 실수는 개의치 않았다. 후방에서 김영권이 김진수에게 단번에 패스를 시도하다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무산돼 허탈해 하자 벤투 감독은 곧바로 “굿! 굿!”을 반복했다. 오히려 그렇게 논스톱으로 패스를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선수들도 감독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이제 어느 정도 안다는 듯 서로가 서로를 독려했다. ’더 빨리 달라‘, ’잡지 말고 바로 달라‘ ’강하게 압박하라‘ 등등 같은 방향의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훈련에 몰두했다.

대표팀 맏형 이용은 “이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선수들도 개념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탈환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벤투호. 그들의 주요 화두는 ’속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