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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로드FC 김태인 “잘못한 일 많았다”

입력 | 2018-12-20 05:30:00

김태인은 어린시절 촉망받는 복싱 유망주였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영구제명된 아픔이 있다. 시련이 많았던 그는 로드FC 무대를 통해 챔피언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로드FC 김태인(25)은 15일에 열린 XIAOMI 로드FC 051 라이트헤비급 매치에서 김지훈(28)을 상대로 TKO 승리를 거뒀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고 4년을 기다린 데뷔전. TKO 승까지 거머쥐며 화려하게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후 시종일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위해 고향 김해에서 상경한 70여명의 응원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을 뿐, 데뷔전 승리의 기쁜 내색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숨은 사연이 있었다. 김태인은 어린시절부터 유독 풍파가 많았다. 그는 종합격투기 무대로 진출하기 전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치를 정도로 촉망받는 복싱 유망주였다. 19세의 나이로 치렀던 국가대표 선발전. 상대와의 신경전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해 사고를 쳤다. 상대의 도발을 참지 못해 발을 사용했고, 반칙패를 당했다. 이후 영구제명되며 인생의 첫 진로를 접었다.

1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로드FC 오피셜짐에서 만난 김태인은 “상대가 침을 뱉는 등 신경전이 치열했다. 나중에 상대에게 직접 들어보니 일부러 거칠게 경기를 하려 했다고 하더라”며 “어찌됐든 결과적으로는 내 잘못이다. 상대에게는 사과를 했고 화해도 했다”고 말했다.

영구제명 조치를 받은 뒤 군에 입대했다. 현역 포병으로 복무하면서 우연하게 TV로 접한 ‘로드FC’가 인생의 두 번째 진로를 열어줬다.

김태인은 “군대에서 정말 운동만 했다. TV로 로드FC를 본 뒤 종합격투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며 “부모님이 보내주신 용돈과 군대 월급을 조금씩 모아 전역 후 곧바로 상경해 종합격투기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인. 사진제공|로드FC


낯선 서울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격투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이름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괴소문이 발목을 잡았다. 김태인이 김해에서 불량청소년으로 절도행위에 가담했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대해 김태인은 “잘못한 일이 많았다. 그러나 잘못 알려진 일도 많더라”라며 운을 뗀 뒤 진심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후배들에게 고구마를 팔게 시키고, 그 돈을 갈취했다고 하더라. 정말 사실이 아니다. 당시 나는 그 후배들과 일면식도 없었고, 연락처도 몰랐다. 같이 고구마를 팔던 한 친구가 그 후배들을 불러 일을 시키고 돈을 뺏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경찰서에서 내가 시켰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대조 심문 과정에서 결국 거짓이 드러나 그 친구는 추가 처분을 받았다.”

단순히 해명만 늘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김태인은 “‘나는 억울하다’는 식의 해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의도든 아니든 나로 인해 불편했던 분들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며 “사과하고 싶고, 정말 죄송하다. 최근에는 기억나는 친구들을 만나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새출발을 하려는 김태인의 목표는 ‘벨트’다. 향후 계획에 대해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목표는 이미 밝혔다. 차근차근 전적을 쌓아 ‘위’에 도전하겠다. 정신 차리고 종합격투기 선수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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