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울먹인 靑비서관 “명예 걸고…김태우는 비위 혐의자”

입력 | 2018-12-19 21:12:00

“한국당 공개 ‘김태우 첩보목록’…지시없이 김태우 자체 생산”
靑반부패비서관 직접 브리핑…‘10건 첩보목록’ 조목조목 반박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 News1


자유한국당이 19일 공개한 전(前)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특감반 첩보목록’ 10건과 관련,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이날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중간 관리자(상관)이다. 박 비서관은 10건의 첩보목록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편 “제 명예를 걸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 비서관은 이날 오후 6시50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당일 한국당이 공개한 특감반 첩보목록과 관련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는 특감반 상부의 지시없이 자체 생산된 문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김태우발(發) 특감반 논란’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민정수석실측에서 언론에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김 수사관의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등과 관련 “오늘 당으로 새로운 제보들이 들어왔다”면서 Δ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비위 관련 첩보성 동향 Δ고건 전 국무총리의 장남인 고진씨의 비트코인 사업 Δ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거래 의혹 Δ진보적 성향의 전성인 홍익대 교수 사찰 의혹 등 11건의 문건 목록을 공개했다.

박 비서관은 이에 대해 “(한국당에 따르면) 오늘 김 수사관이 자신이 작성한 문서(문건 목록)의 컴퓨터 화면을 (한국당에) 배포했고 해당 사진의 일부 파일명에 ‘문제가 있는 문건’이라는 취지로 빨간 표시가 돼 있던데, 특감반원의 문건은 저에게 보고된 문건도 있지만 특감반장이나 데스크 차원에서 폐기된 문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받은 첩보를 혼자 정리해놓은 수준의 문건도 있기 때문에 해당 문건이 모두 보고됐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서관은 그러면서 “특감반원은 어떤 지시를 받고 첩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제를 정해서 자신의 역량으로 첩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무런 지시없이 자신이 생산한 문건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비서관은 이어 10건 중 자신에게 보고된 문건은 방송통신위원회 고삼석 상임위원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갈등(2017년 9월22일), 주러대사 내정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금품수수 관련 동향(2017년 9월28일)을 비롯해 고진씨 문건(2018년 1월19일), 박근혜 친분 사업가 부정청탁 보고(2018년 2월22일)까지 4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중 고진씨 관련 문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된 문건”이라고 부연했다. 또 자신에게 문건이 오기 전, 이인걸 특감반장한테까지만 보고된 문건은 Δ코리아나 호텔 사장 배우자 자살 관련 보고(2017년 7월11일) Δ한국자산관리공사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관련 보고(2017년 7월14일) Δ조선일보 홍석현 회장 외환관리법 위반 보고(2018년 7월24일) Δ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 관련 보고(218년 8월6일)까지 4건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비서관은 Δ진보교수 전성인, 사감으로 VIP(문재인 대통령) 비난(2018년 8월27일) Δ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측에 8000억 특혜 제공(2018년 8월28일)까지 2건은 “누구에게도 보고된 바 없다”고 전했다.

특히 박 비서관은 코리아나 호텔 사장 배우자 자살 관련 보고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보고는 “김 수사관이 2017년 7월 초부터 들어와 근무했지만 정식임명은 그해 7월14일로 (조사) 일시가 그 이전”이라며 “김 수사관은 이전 정부의 다양한 첩보 수집 관행을 못버리고 특감반장에게 이같이 보고했고 특감반장은 ‘이전 정부와 다르니 앞으로 이런 첩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제재했다”고 밝혔다.

박 비서관은 이어 “이후 김 수사관은 한 1년 동안은 이렇게 문제되는 문건을 작성하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에서 공개한) 보고서들은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작성한 보고서인지 이전부터 가지고 있다 작성해 보고한 것인지 저희는 알 수 없다. 다만 초기에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특감반장에게 폐기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서관은 이외에도 현 우윤근 주러대사와 관련된 보고의 경우, 우 대사가 “내정자 신분에 있는 상황에서 제가 보고를 받았다”며 “이 보고서는 당시 조 수석에게 인사검증에 참고하도록 전달했다”는 등 개별 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 비서관은 이어 “10건의 보고서에 대해 저희가 기억을 더듬고 자료가 없다면 특감반장과 상의해 답변을 드리는 것”이라며 “목록 중 혹시 의문이 나는 게 있다면 추후 (기자들이) 제게 다시 문의를 주시면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최경환 전 부총리 건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반부패비서관으로서 제 명예를 걸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말하다가 잠시 울먹였다. 이후 박 비서관은 언론을 향한 당부인 동시에 김 수사관을 겨냥 “비위혐의자의 일방적 주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