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곳 살며 명퇴교수 행세 골프-댄스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 억대 주식투자하고 쌍꺼풀수술도
재벌 2세 얘기가 아니다. 수뢰혐의를 받던 중 달아났다가 8년 2개월 만에 검거된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71)의 ‘황제 도피생활’ 내용이다. 최 전 교육감은 전북 김제의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뇌물 3억 원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2010년 9월 잠적했다가 지난달 검거됐다.
17일 전주지검 등에 따르면 2011년 4월경 인천에 자리를 잡은 최 전 교육감은 인천지역 20평(66m²)대 아파트 3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 도피 기간 중 그는 주변에서 ‘돈 잘 쓰는 멋쟁이 노신사’로 통했다고 한다. 자신을 ‘일본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명퇴해 혼자 사는 교수’라고 소개하면서 댄스 테니스 당구 등 다양한 취미 동호회 활동을 했다.
최 전 교육감이 도피 기간에 체크카드로만 사용한 금액이 4억9000만 원이다. 여기에 최 전 교육감은 차명으로 생활비 계좌 3개, 주식 계좌 5개를 보유하고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차명으로 억대의 돈을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 최 전 교육감이 현금으로 사용한 액수까지 합치면 한 달 평균 700만 원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는 검거 당시 아파트 보증금과 동호회 대여금, 주식계좌 잔액 등 1억4000만 원을 보유 중이었다. 도피 자금 출처에 대해 그는 “1억 원을 들고 달아났고 돌아가신 형이 목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만성질환을 앓았던 그는 동생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동생의 부하 직원 등 3명의 인적사항으로 병원 등 의료기관 84곳에서 총 1026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아 2130만 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부정으로 수급했다. 쌍꺼풀 수술까지 받았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