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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자존심 박찬희 “나만 믿고 따라와”

입력 | 2018-12-20 03:00:00

공동2위 전자랜드 포인트가드
외국인들과 맞서 어시스트 1위
“창단 첫 챔프전 진출 흔들림 없다”




KBL 제공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신장 제한에 따른 단신(186cm 이하) 외국인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개인기와 탄력을 지닌 테크니션들이 코트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전자랜드 박찬희(31·사진)는 이들과 같은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당당히 맞서고 있다. 그는 19일 현재 경기당 평균 5.3개의 어시스트로 1위에 올랐다. 이 부문 상위 5명 중 국내 선수는 박찬희가 유일하다.

거센 외풍에도 토종 가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박찬희는 “외국인선수 제도 변화에 따라 시즌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며 “1, 2라운드 시행착오를 거쳐 적응하게 됐다. 상대 선수를 스톱시켜야 우리가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박찬희를 중용하기 위해 단신 외국인선수로 공격 전문 기디 팟츠를 선발했다.

전자랜드의 새 외국인선수 머피 할로웨이와 팟츠는 경기당 40점 가까이 합작하고 있다. 두 선수의 공격력은 박찬희의 특급 도움에 더욱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평가다. 박찬희는 “할로웨이나 팟츠는 내 의견을 잘 따르고 실행에 옮긴다. 국내 선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져 시소게임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게 우리 팀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고 말했다.

다만 박찬희는 잦은 국가대표 차출로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당 20분 정도로 출전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예전엔 찬희가 급한 성격에 플레이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다. 요즘은 주장인 정영삼과 함께 후배들과 많은 대화와 조언으로 리더 역할을 해낸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진출 경험이 없다. 이번 시즌 절대 1강인 모비스에 이어 15승 9패로 이날 오리온을 누른 KT와 함께 공동 2위다. 박찬희의 야망도 온통 거기에 맞춰져 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좋은 경기 내용으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게 의미가 크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을 100%라고 본다. 우리 선수와 팬들의 간절한 염원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뤄질 것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