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 여성 출연금지 이어… 시시, 학교 체육활동 강화 지시 SNS선 “독재가 비만의 원인… 우울해서 식욕 높아진 걸 모르나”
17일 걸프뉴스 등에 따르면 시시 대통령(사진)은 15일 관계장관들에게 전국적 단위의 건강관리 캠페인을 마련하고, 대학을 포함한 모든 국립학교에서 체육 활동을 핵심 과목으로 지정할 것을 지시했다. 또 마라톤 등 더 많은 스포츠 경기를 개최하라고도 말했다.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사람들은 대부분 과체중이나 비만이다. 계단을 오르고 걸을 수는 있는가. 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일을 벌이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비만이 고혈압과 심장발작, 뇌중풍(뇌졸중)을 증가시키는 원인임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기관과 언론이 힘을 합쳐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레끄 샤우끼 교육장관은 16일 “내년부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조깅 혹은 마라톤을 시킬 것”이라며 “학생들이 비좁은 놀이터를 벗어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중”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의 ‘체중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높은 물가와 실업률, 공공 의료 시스템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TV 프로그램 출연자 제한 등을 논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이집트 시민은 SNS에 “정부의 독재가 비만의 원인이다. 우울하면 식욕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모르는가”라고 적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