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하는 물산업 생태계
19일 경기 동두천시 한 노인회관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소속 ‘워터코디’들이 수돗물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다. 동두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즉석 수돗물 검사에 나선 이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동두천수도관리단 소속 ‘워터코디’다. 이 사업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줄여주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 관련 분야가 환경 보전은 물론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 물 관리 서비스 확대로 지역 일자리 창출
워터코디는 각 가정집을 방문해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해 주는 ‘수돗물 안심 확인 제도’다. 동두천시를 비롯해 수자원공사가 상수도를 위탁 관리하는 22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수곤 동두천수도관리단 과장은 “수돗물을 자주 쓰지 않을 경우 잔류 염소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염소가 너무 적으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2차 세균 검사 등을 추가로 해준다”고 말했다.
워터코디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는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직접 가정집 수질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이 많아진 데다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워터코디를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전국 워터코디 수를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늘렸다.
수자원공사는 사후 수질 검사뿐 아니라 수돗물 오염을 미리 점검하는 ‘워터닥터’ 사업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공동 배관이나 가정집 배관 상태를 점검하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무료 세척을 해주는 사업이다. 현재 19명을 고용해 동두천시와 경기 양주시, 경남 거제시에서 운영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11월 말 기준 물 산업 분야에서 9563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 환경 보전과 신산업의 공존 추구
물 관련 분야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규제 대상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정수기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기술 개발이나 투자가 많지 않았다. 상수도 공급이나 하수 처리 등이 대부분 공공 영역인 영향도 컸다.
하지만 최근 물 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환경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이자 환경 보전과 신산업의 공존이라는 적극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최초의 물 산업 전문 창업·보육 공간인 ‘K-water 스타트업 허브’를 세웠다. 수자원공사는 물 산업 스타트업에 창업 공간과 테스트베드(시험환경)를 제공하고, 기술 조언과 경영 컨설팅을 해준다. 40개 협력 스타트업들은 약 61억 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유치했다.
수자원공사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물 관련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우수기술 운영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19개 기업, 25건의 기술이 선정됐다. 수자원공사는 오랜 해외 사업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다. 수자원공사의 확인서를 받은 중소기업은 사업 실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망 중소기업과 함께 ‘스마트 물 관리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각국 물 관련 콘퍼런스 등에 참여하는 기회를 준다.
액체 속 미생물을 분석하는 장치를 만드는 더웨이브톡의 김영덕 대표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세계 물포럼’에 공동 참여한 경험 등을 통해 미국 스타트업 콘퍼런스 공모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