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 학생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 20일 정부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낮 12시50분께 빈소를 방문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제가 뭐라 위로 말씀을 드릴 수조차 없었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 자체가 송구하다”고 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후 2시7분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를 차례로 들렀다.
이어 “첫 번째로 만난 김모군의 아버님이 ‘이 젊은 학생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도록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셨다”며 “두 번째로 만난 안모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사망 학생 3명의 시신은 전날 오후 강릉에서 운구돼 서울의 한 병원에 빈소가 차려졌다. 유가족 요청에 따라 외부에 비공개되고 언론의 취재도 불가능하다.
앞서 오전 10시56분께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빈소를 찾았다.
10분 정도 조문을 하고 나온 유 부총리는 “나도 또래 아들이 있는 입장이다 보니 말을 잘 못하겠다”면서 “어머니들이 오히려 더 담담하게 우리 아이들로 이런 사고는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더 죄송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한 어머니는 사고 원인이 다른 곳에 있는데 선생님들의 잘못처럼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잘 따르던 좋은 분들인데 선생님들이 힘들고 상처 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해 주셨다”고 전했다.
또 “개인 체험학습을 위축 또는 금지하거나 교사들의 책임을 묻겠다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관련 점검을 보다 세심하게 했으면 한다는 요청을 한 것”이라며 “안전이 보장된 체험학습을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다 면밀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그러면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따뜻하게 살펴주는 선생님들이 이런 사고로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현장 선생님이 더 잘 활동할 수 있게 제도적,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 교육감과 김 장관, 유 부총리 모두 유모(19)군의 빈소에는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의 뜻에 따라 밖에서 인사만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12분께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올해 수능을 마친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김군·안군·유군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사망 학생 3명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사량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판독됐다고 밝혔다.
합동분향소는 19일 정오부터 20일 발인 전까지 대성고 옆 대성중학교에 마련된다. 학교 측은 언론 취재 경쟁으로 유가족과 학생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 분향소 역시 기자 등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