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지난해에 이어 강력한 한파가 예고된 올겨울, 경북 산골마을에 사는 김성수(가명·59) 씨는 근심이 깊다. 이달 안에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2016년에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그간 수술비 마련을 위해 모아둔 돈으로 허름한 빈집을 샀다. 영영 다리를 못 쓸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지만 당장 세 딸과 시각장애가 있는 아내가 함께 지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기초생활수급비 110만원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해 한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김 씨는 “추워지면 나는 괜찮아도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사니까 미안하다”고 말했다.
소득의 10% 이상을 연료비로 지출하는 국내 에너지 빈곤가구는 178만 가구에 이른다. 올해 연탄 값은 한 장에 105원이 올라 장당 800원이다.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연탄은 1000장 이상이다. 단열이 잘 안 되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저소득 가정일수록 난방비는 더 들 수밖에 없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희망온’ 캠페인을 통해 소외계층의 겨울나기를 지원한다. 희망온은 겨울철 난방비 지원, 개보수가 시급한 국내 가정 및 복지시설을 지원하는 기아대책의 대표 캠페인이다. 기아대책은 높은 난방비와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2003년 ‘사랑의21℃’라는 이름으로 난방비 지원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2007년에 희망온으로 캠페인명을 변경해 16년째 진행해 왔다.
기아대책은 지난해 희망온 캠페인을 통해 2070여 가정과 사회복지시설 100여 곳에 전기장판, 방한복 등의 월동용품과 난방비, 주거 개·보수 비용을 지원했다. 기아대책은 내년 2월까지 캠페인을 진행하며 2500여 가정의 난방비 및 주거환경 개선비 지원을 목표로 한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우리 사회 가난한 이웃들은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보낸다”며 “더 많은 이의 참여로 소외된 이웃의 삶에 희망의 온기가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희망온 캠페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기아대책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