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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새로운 트렌드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한 곳”

입력 | 2018-12-21 03:00:00

[인터뷰 / ‘새 놀이터’ 만난 장마르크 퐁트루에 파네라이 신임 회장]
퐁트루에 회장, 몽블랑·로저드뷔 등 성공 이끈 베테랑
해군시계 특장점 모두 살린 ‘서울 스페셜 에디션’ 선보여




올해 취임한 장마르크 퐁트루에 파네라이 신임 회장.

장마르크 퐁트루에 파네라이 신임 회장(사진)은 이번에도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갰다. 전날 싱가포르 일정을 마치고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도착한 그는 짐을 미처 풀기도 전에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 애비뉴엘 등 파네라이가 입점한 서울 주요 매장부터 찾았다. 올해 3번째 만난 퐁트루에 회장은 몽블랑, 로저드뷔 등을 성공으로 이끈 베테랑이지만, 늘 초년병처럼 분주하고 겸손했다. 이제 막 한국 땅을 밟았는데 내일 새벽이면 홍콩으로 떠나야 한다고 했다. 파네라이의 수장이 아닌 갓 입사한 신입 영업사원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올해 4월 파네라이의 신임 회장이 된 그는 지난달 동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 브랜드를 깊이 알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린다. 아직 공부해야 할 게 많다”면서 “한국 고객들에게 파네라이가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방한 이유를 밝혔다.

퐁트루에 회장은 한국시장을 “전 세계 10대 명품시계 시장 중 하나”라며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한 곳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서울은 창의성으로 대표되는 도시다. 음악, TV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와 새로운 트렌드가 서울에서 시작되고 만들어진다”면서 “최근 파네라이가 루미노르 케이스백(시계 뒷면)에 거북선을 새긴 ‘서울 스페셜 에디션’을 특별 제작한 것도 이 같은 한국과 한국 고객들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네라이가 프리 다이빙 세계 챔피언 기욤 네리를 기리며 만든 기욤 네리 에디션. 내년 1월 출시.

19세기 이탈리아 해군에 군용품 납품을 시작으로 브랜드를 키워온 파네라이는 제품에 ‘이탈리아적 감성’을 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퐁투루에 회장은 “파네라이는 이탈리아 특유의 우아함과 정교함이 담긴 브랜드”라며 “이탈리아의 감성과 스위스의 기술력이 만나면서 생긴 유니크함이 파네라이의 매력이자 특징”이라고 말했다. 파네라이 제품은 해군의 시계답게 다이얼과 직경이 크고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크라운(용두)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특유의 보호장치도 파네라이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다른 브랜드가 갖지 못한 파네라이만의 ‘유니크함’은 명품 시계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케 했다. ‘파네리스티(Paneristi)’ 라고 불리는 전 세계 파네라이 마니아들은 매년 브랜드를 공유하는 행사를 가질 정도로 파네라이에 대한 애착이 깊다. 퐁트루에 회장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됐다. 파네라이 시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정과 애정이 마니아 그룹으로 이어진 것”이라면서 “국가별 파네리스티를 만나는 것 역시 나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퐁트루에 회장은 이날 저녁 국내 파네리스티 2명을 만나 식사를 함께했다. 이날 참석한 파네리스티들은 파네라이 제품만 30개 이상 가지고 있을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컸다.

거북선의 모습이 새겨진 루미노르 서울 스페셜 부티크 에디션의 케이스백.

3월 스위스 제네바 로저드뷔 본사에서 자신이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서 보여줬던 퐁트루에 회장은 이날 다시 한 번 자신의 시계를 풀어 기자에게 보여줬다. 스위스에서 차고 있던 로저드뷔 모델이 아닌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1950’ 제품이었다. 퐁트루에 회장은 “새로운 놀이터를 만난 기분이다. 어떻게 하면 파네라이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 퐁트루에 회장이 ‘새 놀이터’에서 보여줄 혁신이 벌써부터 기대됐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