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올해 정기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0월 석방된 뒤 처음으로 한 인사다.
이번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은 큰 폭의 세대교체와 실적주의를 동시에 반영했다. 그룹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미래사업인 화학과 식품분야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얻고, 유통부문은 실적에 따라 진퇴를 가르겠다는 의도가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 화학과 식품부문에서 최고위직인 BU장을 교체하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했지만, 유통부문은 대체로 안정을 꾀했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마트 대표만 교체하고, 쇼핑, 하이마트 등의 대표는 대부분 유임됐다.
◇화학BU장 김교현-식품BU장 이영호…최고위 ‘물갈이’
19일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미래사업’을 위해 상당수 최고위 경영진을 ‘물갈이’ 했다.
두명의 BU장들과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교체했다. 핵심 계열사 9개의 대표이사 등 전체 20명의 경영진을 교체했다. 절반 이상의 CEO를 대거 교체한 것이다.
화학BU장에는 허수영 부회장이 물러나고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이 선임됐다. 롯데케미칼에는 임병연 대표가 내정됐다. 이에 따라 김교현 BU장과 롯데케미칼 임병연 신임 대표가 롯데의 최대 미래사업인 화학부문을 이끌게 됐다.
◇유통부문은 비교적 안정, 실적이 생사 갈랐다
전날 발표한 인사의 키워드가 ‘세대교체’였다면 20일 발표된 유통 부문 인사는 비교적 조용했다. 롯데마트 새 대표에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선임됐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유임됐다.
유통부문 인사를 가른 기준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중국에서 최악의 실패를 맛본 롯데마트 대표는 과감히 교체하고, 다소 구설수가 있더라고 실적에서 선방을 이끈 대표들은 유임시켰다.
롯데마트는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대표를 맡는다. 문 신임대표가 ‘’동남아통‘으로 불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사업 실패를 동남아에서 만회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