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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발된 ‘유치원 3법’…패스트트랙 처리 가능성↑

입력 | 2018-12-20 19:32:00

교육위 법안소위 6번째 회의도 한국당 반발에 파행
與 ‘패스트트랙’ 언급 동시에 ‘협상 여지’도 열어놔



‘유치원 3법’을 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법안소위에 참석해 각 당 소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여야가 20일 사립 유치원의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의 처리를 시도했으나 결국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임시국회 핵심 목표였던 ‘유치원3법’ 처리 계획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민주당은 더 이상의 자유한국당 설득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한국당을 제외한 채 법안을 통과시키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야의 협상 테이블이 지난 9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처음 제기된 후 벌써 여섯 번째 열리는 소관 상임위(교육위원회)의 법안소위였으나, 여야가 서로 대치하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유치원3법’의 방향성에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의견 일치를 보고 이를 통해 한국당의 동참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박 의원의 ‘유치원3법’ 개정안, 한국당의 자체 개정안, 바른미래당의 중재안 등에 대한 병합 심사에 나섰다.

교육위원들은 두 시간이 넘도록 종종 언성을 높여가며 ‘유치원3법’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끝내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기존 쟁점이었던 ‘사립 유치원 회계일원화’ 문제와 ‘교비 교육목적 외 사용 시 형사 처벌’ 조항은 물론이고, 한국당 의원들이 교육부가 제안한 유아교육법 시행령의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자리를 박차면서 소위는 파행으로 흘렀다.

교육부는 이날 사립유치원의 일방적인 휴원과 폐원, 정원 감축에 대한 행정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제안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 소속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소위 파행 후 기자들과 만나 교육부가 제시한 시행령에 대해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었던 것을 (교육부가) 지금까지 직무유기로 하지 않았다는 것과, 이에 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령을 입법 예고할 때는 논의되는 법안과 내용이 밀접한 연관이 있었는데도 (교육부가) 야당 의원들에게 한 번도 와서 보고한 적이 없다”며 “이는 입법권에 대한 굉장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의 ‘의도’를 의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법안소위 위원장이자 민주당 몫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한국당의 주장은) 파행 사유치고는 궁색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치원3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몫 간사인 임재훈 의원은 “시행령과 법안소위의 합의처리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국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사실상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절충점을 찾아 합의 처리할 ‘경우의 수’는 남아있는 것으로 봤다.

이날 교육위 법안소위 직후 교육위원장실을 방문했다가 떠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한국당은 끝내 ‘유치원3법’을 반대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 이제는 바른미래당과 협의해서 처리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에 (법안을) 올려놓더라도 (처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느냐”며 “그 사이 또 협의할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한편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상임위원회 재적 위원 과반수가 서명한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요구 동의를 소관 상임위원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해당 안건은 신속처리대상으로 지정된다.

이후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 본회의에서 60일 등 총 330일의 시간이 지나면 해당 법안은 그 이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