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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옥상서 놀던 고교생, 차광막 밟았다 추락사

입력 | 2018-12-21 03:00:00


대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친구들과 놀던 10대 고교생이 딛고 있던 아크릴 차광막(사진 실선 안)이 깨지면서 추락해 숨졌다.

20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8시 2분경 대구 동구 신천동의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고교생 A 군(17)이 1층으로 떨어져 숨졌다. 당시 A 군은 옥상에서 또래 친구 2명과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다.

A 군은 아파트 옥상 지붕과 엘리베이터탑 사이의 공간을 덮기 위해 설치된 반투명 아크릴 소재의 차광막 위에 올라갔다가 차광막이 깨지면서 추락했다. A 군이 차광막을 딛고 서서 옥상 지붕을 오가던 중 차광막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 옥상의 출입구는 평소에는 잠겨 있지만 문 옆에 열쇠가 걸려 있어 누구나 쉽게 열 수 있다. A 군 친구들은 “평소에도 야경을 보러 아파트 옥상에 자주 올라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학교폭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으나 A 군과 친구들의 당일 행적을 따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괴롭힘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아파트 측의 시설물 관리가 미흡했는지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