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업무보고]‘3축체계’ 언급 안한 국방부
국민의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내년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아직은 잠정적 평화”라며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잘 진행되고 있으나 완전히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럼에도 업무보고서에선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현황은 물론이고 용어 자체가 빠졌다. 국방부는 1월 ‘2018년 대통령 업무보고’ 때만 해도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성과 중 하나로 3축 체계에 대해 소개하고 조기 구축 계획, 체계별 무기 계약 현황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고한 바 있다.
이날 보고서엔 ‘북핵·미사일’이라는 용어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존 국방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인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능력 강화’를 언급하며 ‘북핵’이란 용어를 썼을 뿐이었다. 국방부는 1월 업무보고에선 한반도 안보 상황 평가, 성과 등에 대해 서술하며 ‘북핵·미사일’이라는 용어를 수차례 사용했다.
국방부가 비핵화 협상 모드 유지를 위해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지나치게 북한 눈치를 본다는 논란이 일자 “1월 이후 급변한 안보 상황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축 체계 구축은 관련 예산이 이미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데다 지속적으로 해오던 사업이고 올해는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남북 군사합의 이행 등 현안이 따로 있어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전방위 위협’이라는 표현에 ‘북한 위협’도 내포돼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최근 “북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게 맞다”고 말하고,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핵개발이 지속 중”이라고 밝히는 등 정부 일각에선 대화 국면에서도 ‘북핵 경고’를 꾸준히 발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북핵 위협을 알리는 데 저자세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군 관계자는 “업무보고서가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후속조치를 견인하고 대화를 이끄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북핵 및 미사일’ 등의 용어를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무보고서에 ‘3축 체계’ 등의 언급이 생략됐다고 해서 실제로 대북 대비태세가 약화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대신 이날 내년도 역점 추진 과제로 ‘9·19 남북 군사합의 적극 이행을 통한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을 소개하며 감시초소(GP) 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그간의 합의 이행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이행 계획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 군이 정말 큰일을 해냈다. 한반도 평화의 역사는 우리 군의 강력한 국방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잘 진행되고 있지만 완전히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상황에 걸맞은 신속한 국방개혁으로 더욱 강한 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