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서 빼야 할 장기임대 대거 포함…전월세시장 ‘왜곡’ 통계오류 1년여간 방치…“전수조사, 근본대책 마련해야”
서울의 한 중개업소 밀집 상가의 모습 자료사진. © News1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월세비중이 27.1%를 기록, 전월(25.0%) 대비 2.1%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아파트 전세는 1만2020건, 월세는 4468건이 거래됐다.
이는 현재 서울 임대차 시장 분위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의문을 갖게 한다.
지난달 월세비중이 증가한 것은 강남구의 월세 거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지난달 월세거래량은 760건을 기록해 전월(459건) 대비 301건(65.6%)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중에서도 10월 5건에 불과했던 자곡동의 월세 거래가 지난달 312건으로 급증했다.
확인 결과 지난달 자곡동에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장기임대주택 307가구가 한꺼번에 월세 재계약을 하면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칙적으로 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장기임대주택 전월세 계약은 통계에서 제외되도록 돼 있다. 일반 전월세 가격과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성격이 다르고 거래도 일괄적으로 이뤄져 전반적인 전월세시장 분위기를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강남구 자곡동의 월세거래가 평소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빨간색 원 안)이 발견된다. 통계에서 제외돼야 하는 장기임대 거래건이 대거 포함되면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현재 장기임대 거래를 필터링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계약자명으로만 분류를 하고 있는데, 계약자명이 ‘공사’가 아닌 서울지역본부 등으로 명시돼 있으면 걸러낼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한 주먹구구식 데이터 관리로 인한 통계 오류가 이번 한 번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통계에서도 구로구 오류동의 장기임대인 행복주택 월세 거래 547건이 걸러지지 않고 포함되면서, 평소 10건 초반대에 불과하던 오류동 월세 거래는 556건으로 급증했고, 100건 중반에 머물던 구로구 월세 거래가 817건을 기록했다.
당시 이 영향으로 서울 월세비중이 연고점인 35.6%로 치솟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 늘어나는 현상을 전하기도 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정부의 주택시장 통계는 수요자들이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며 “잘못된 통계는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고, 그릇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통계 관리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년여 전인 지난해 3월 구로구 통계에서도 오류동 행복주택 장기임대 거래가 대거 포함돼 월세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 서울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가 지적이 제기되고 나서야 20일 수정했다. © News1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도”라며 “전수조사를 통해 오류를 모두 바로 잡고, 근본적인 오류방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신뢰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