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미·유럽 국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러시아 혐오증’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사회견에서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러시아 혐오주의는 러시아를 향한 새로운 공격을 조직화하기 위한 원동력이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혐오주의는)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며 “이들의 목표는 잠재적 경쟁국가인 러시아의 발전 억제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사건에 연루된 2명 등도 제재 대상에 넣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그게(제재) 다다. 다른 목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크리팔 사건과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을 비교하며 “카슈끄지는 살해당한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이를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스크리팔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러시아는 여러차례의 제재로 타격을 받았다. 이(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고 있다. 절대 침묵이다”고 토로했다.
미국과 유럽 등은 러시아군 정보기관 요원들의 작전을 통해 스크리팔 부녀를 중독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하고, 러시아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 2명을 기소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푸틴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취재진 약 1700명이 몰렸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