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이 유라시아의 신목(神木) 신앙이라는 설명을 읽었습니다. 유목민족인 훈족이 5세기에 게르만족을 밀어낼 때 그들의 신목 신앙을 전파했다는 겁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연원을 북게르만이라고 여깁니다. 실제 게르만 신화의 영웅 지크프리트의 아내 크림힐트는 남편이 살해당한 뒤 훈족의 왕 아틸라와 재혼하지요. 트리 맨 위에 다는 큰 별은 유목민의 길잡이 별 북극성이라는군요. 신간 ‘유라시아 신화여행’(최혜영 등 지음·아모르문디)에서 김윤아 이야기공작소 ‘파수’ 대표가 소개한 내용입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순록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같은 맥락이랍니다. 하늘로 비상하는 사슴은 신화의 모티브로 하늘과 땅을 관통하고 연결하는 ‘세계 축’에 해당한답니다. 사슴뿔은 나무와 모양이 비슷하지요. 전통시대 마을 어귀마다 있던 서낭당의 금줄 두른 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의 연원이 같다니…. 신화로 보면 우리 명절이니 해외 명절이니 따지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