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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어 아프간 철군說… 다음은 주한미군?

입력 | 2018-12-22 03:00:00

트럼프 철군정책, 美내부 우려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방 수장의 사퇴를 부른 시리아 철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군 병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를 철회하라는 워싱턴 조야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미국 국방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북 정책과 주한미군 위상 등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 이어 내년 1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대규모 감축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익명의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7000명 이상의 병력이 수주 안에 미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에 미군이 약 1만4000명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철군시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철군 방침을 사전에 브리핑 받지 못한 아프간 당국자들은 크게 당황했다”고 전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와 아프간 철군 방침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반발하며 사표를 던진 가운데 워싱턴 조야에서는 미군 철수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과 러시아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프간 정부와 쿠르드민병대 등 우군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공화)은 이날 트위터에 “만약 (아프간 철군이라는) 현재 노선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얻은 모든 것을 잃고 ‘제2의 9·11’로 향하는 길을 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시리아와 아프간 철군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린지 그레이엄이 군인들의 목숨과 수십억 달러를 아낄 수 있는 길을 반대하는 걸 믿을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에서 미군의 철수, 아프간에서 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매티스 장관 사임이 이란 북한 등 문제에 대한 행정부 선택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며 “누가 후임이 되든 매티스 장관이 쌓아온 위상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도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이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더 심각한 난항을 겪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수전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20일 트위터에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만 협상하려는 북한의 성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외교 협상의 진행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철군 소식에) 북한이 ‘(비핵화) 합의 전에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게 어떠냐’고 으스대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시리아의 경우를 보고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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