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특감반 논란 확산]‘우윤근 보고서’ 이어 폭로
특감반 공방 계속… 청와대 ‘빨간불’ 21일 빨간불이 켜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신호등 뒤로 청와대가 보인다. 전직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연이은 폭로에 청와대와 여권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실세 장관 뒤 캐다가 팽당했다”
김 수사관은 “올 10월경 조사 중이던 사건 가운데 A 장관의 직무 관련 비위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A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에서 진행 중이던 납품업체 B사에 대한 내부 감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 A 장관은 정치권에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수사관은 또 “A 장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은 상세하게 ‘일일보고서’에 썼다”며 “일일보고는 무조건 비서관에게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김 수사관은 “여권 인사 관련 보고를 안 좋게 생각한다고 계속 느껴 왔다”며 “일일보고 내용을 모른다는 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은 “일일보고는 김 수사관이 피감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관에 지원해 물의를 빚은 뒤 근태관리를 위해서 받은 것이다. 정식 보고가 아닌데 거기에 쓴 내용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 “경찰청 조회 메모엔 지인 이름 없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특감반에서 내보낸 일이 A 장관 비위 첩보 수집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당 특감반 의혹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시작 단계부터 청와대와 김 수사관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김 수사관이 누명을 썼는지도 핵심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수사관은 “최 씨 사건을 알아보려 한 일이 없다. 최 씨가 수사를 받는 중이라는 걸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청 방문 당시 사건 제목을 프린트해 가져갔던 메모지에 경찰 관계자가 진행 상황을 적어준 손 글씨에 최 씨 이름이 없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이날 한국당은 청와대가 김 수사관이 작성한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비위 첩보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김 수사관이 ‘김 이사장이 부이사장일 때 부하 직원들에게 금품을 갈취한 적이 있다. 인사비서관실로 이첩해 인사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렸다는 것. 김도읍 진상조사단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상당한 지위에 있던 정권 실세가 김 이사장을 비호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라인이 금품 상납 내용을 검증했지만 목격자로 지목당한 당사자가 금시초문이라고 확인했고 상납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임명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한국당 진상조사단 의원들은 이날 김 수사관과 만나 “검사 출신 전직 의원 및 당직자 등을 변호인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김 수사관은 한국당 제안을 검토해 변호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