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항공모함 보유를 공식화하고 중국이 항모전력을 강화하면서 동북아에서 항모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8일 각의를 열고 새로운 방위력 정비지침인 ‘방위계획의 대강’과 이에 따른 구체적 무기 조달 계획을 담은 차기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또 향후 5년간 방위비로 27조4700억엔(약 275조 32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방위대강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항모급 호위함 이즈모함의 항모 전환 계획이다. 일본 방위성은 작년 4월 이즈모함 항모 전환과 연관된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 항모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길이 248m, 폭 38m, 만재배수량 2만 7000t에 달하는 이즈모함은 갑판 개조작업 등을 거쳐 명실상부한 항모로 변신한다.
이밖에 일본 정부는 스텔스 전투기 F-35를 105대를 구입할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모탑재기(함재기)로 F-35B를 42대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통과된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에서 확정된 F-35B 대수는 20대다.
함재기 훈련 기간을 포함해 일본 정부는 ‘항모 이즈모호’의 전력화 시기를 2023년께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항모 전력 강화는 동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중국 해군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항모 공식화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지만 방위대강에서 중국의 안보 위협을 언급한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해양 군사굴기’를 향한 중국의 발걸음 역시 빨라지고 있다. 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15년 안에 항모 6척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께에는 핵추진 항모 2척이 진수할 것으로 전망도 제기된다.
11척의 핵 항모를 보유한 미국에 비하면 중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항모 굴기’를 향한 발걸음이 분명 빨라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1월 26일 공식 소셜미디어 웨이신(微信) 계정에 3번째 항공모함의 건조 상황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통신은 6년 전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에서 ‘젠-15’ 함재기가 처음 이착륙한 것을 기념하는 기사에서 “세 번째 항공모함이 순조롭게 건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세 번째 항공모함(002호) 건조 사실을 공개 확인한 적이 없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세 번째 항모가 2015년 3월부터 상하이에 있는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의 장난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항공모함은 만재배수량 7만t급인 두 번째 항공모함 ‘001A’보다 더 크고 위력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002호의 경우 배수량이 8만t이고 72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군 포드급 항모 성능의 약 80%에 맞먹는 수준이다.
2013년 11월 건조를 시작해 작년 4월 진수한 001A는 지난 10월말 11월 초 세 번째 해상시험을 진행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001A의 취역 시점은 애초 예상했던 2020년보다 이른 2019년 신정(1월1일)에서 중국 해군절인 4월23일 이전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첫 항모 랴오닝호가 2012년 9월 취역한 이후 4~5년만에 전력화된데 비해 001A는 취역 2년 안에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모 전단을 꾸리기 위해 중국은 아시아 최대급 미사일 구축함인 055형 군함도 계속 건조 중이다. 만재배수량 1만 2000~1만4000t급의 055형 구축함은 우리의 세종대왕함(1만t)보다 훨씬 큰 규모로 미사일 수직 발사대를 112개 가지고 있어, 항모 전단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4척의 055형 미사일 구축함이 진수됐다.
중국의 항모 굴기는 미국과의 태평양 패권을 둘러싼 대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이 2030년까지 복수의 항모 전단을 꾸리고, 일본이 2023년께 최첨단 전투기를 실은 항공모함 운항을 시작할 경우 한국은 해양 전력 불균형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