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시각이라 피해 커…노후 건물 좁은 복도 탓도 25일 폐쇄 예정…같은 구역 내 업소 6곳 더 있어
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 화재 현장이 천막에 덮여진 채로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2018.12.23/뉴스1 © News1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5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 화재의 원인은 1층에 있던 연탄난로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22일) 오전 11시4분 천호동 성매매업소 1층에서 불이 나 16분 뒤인 11시20분에 꺼졌다. 이 사고로 박모씨(50)와 최모씨(46)가 사망했으며 김모씨(28) 등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구조된 B씨(27)는 경찰 조사에서 “잠을 자던 중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인 가운데, 이차성 천호동 업주 집창촌 상인회장은 기자와 만나 “거기 연탄난로도 있고 해서, 과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부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펑’소리가 났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미 불이 난 다음에 불이 옮겨 붙고나서 ‘펑’소리가 났다”며 “(폭발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차성 상인회장은 화재 대처가 꽤 빨랐는데도 피해가 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회장은 “이모가 바로 2층에 뛰어올라가서 사람들을 깨웠고, 소방차도 5분 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상인회장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지난달 27일 인근 업소들과 함께 소방점검을 받았으며, 업소에 소화기도 비치돼 있었다.
그럼에도 피해가 컸던 이유와 관련해 이 상인회장은 “일 특성상 다들 자고 있는 시각이기도 했고, 사고 전날 회식을 했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더 못 일어난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건물이 지어진지 50년가량 된 노후건물이었고, 복도가 좁아 화재가 났을 때 탈출이 어려운 구조였던 것도 인명 피해를 키운 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난 건물은 성매매 업소로 사용되던 건물로, 1층은 방 3개를 포함해 대기실이 있고, 2층은 6개의 방이 있으며 여성들이 합숙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은 ‘천호동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30~40년 된 건물들이 몰려있다. 해당 지역 건물들은 천호2지구 재건축 지역으로 철거가 예정돼 있었다.
경찰은 총 40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화재원인을 규명하고 건축법 위반 등 관련법 위반 여부도 수사하는 한편,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지정해 여성단체와 긴밀히 협조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