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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백화점은 ‘새 집 꾸미기’ 특수 누려

입력 | 2018-12-24 03:00:00

2월까지 전국 13만채 집들이
봄에 열던 리빙페어 앞당기고 최대 50% 할인 행사 진행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신모 씨(33)는 이사업체를 알아보다 적잖게 당황했다. 보통 1월은 이사 비수기로 여겨져서 쉽게 이사업체를 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형 업체들은 이미 일정이 대부분 차 있었다. 신 씨는 “이번 겨울에 이사를 해야 하는데 이사업체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온라인 카페에 꽤 많다”고 말했다.

주택 입주 물량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예년보다 많아지며 백화점 업계와 가구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3만1807채.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와 견줘 5.1% 늘어난 수치다. 전통적인 이사철은 봄이지만 이번엔 ‘겨울 특수’가 생겼다.

백화점 업계는 ‘리빙페어’를 앞당기는 등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연간 두 번 리빙페어를 하는 현대백화점은 통상 3월 첫 리빙페어를 열었다. 내년엔 이를 앞당겨 1월에 리빙페어를 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동안 관련 품목을 4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은 영업전략실 소속 마케팅 담당과 상품본부 소속 리빙 바이어 1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단계별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0월 중순부터 가구 등 인테리어 상담을 무료로 해주는 ‘온 앤더 리빙’ 매장을 열고 모객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가구 할인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리빙 부문이 ‘효자 상품군’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은 2015년에 전년 대비 15.8% 늘어난 데 이어 매년 10%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 성장률도 2017년부터 10%를 넘고 있다. 2017년 전체 백화점 업계 매출이 2016년 대비 0.3%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리빙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가구 업계에서도 겨울철 이사 특수를 맞아 각종 할인에 나서고 있다. 한샘은 연내에 입주가 시작될 예정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지난달 초 박람회를 열고 최대 50%에 이르는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에선 대규모 단지가 입주하면 해당 단지 고객에 한해 매장에서 사은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빙과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면서 관련 강의를 개설한 백화점도 생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 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인 신세계아카데미는 올해 겨울학기 수강생을 대상으로 ‘리빙 트렌드’ 강의를 처음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관련 강의를 더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