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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차로 위에서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

입력 | 2018-12-24 00:00:00


올 1월부터 11월까지 교통사고로 344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 명당 6.7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0만 명당 사망자 5.5명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희망은 보인다. 온 사회가 힘을 모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도 교통사고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한 해였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에 비해 10.1% 감소했으며, 음주운전에 느슨했던 우리 사회의 자세를 혁명적으로 바꾸는 기점이 될 ‘윤창호법’도 통과됐다. 앞날이 창창했던 청년이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뒤 그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많은 국민이 온·오프라인에서 입법 촉구 활동을 펼쳐 어렵게 얻어낸 결과물이다. 매년 음주운전 적발이 20만 건이 넘고 음주운전 사망자(2017년 기준)가 439명, 부상자가 3만3364명에 이르는 후진적 행태는 올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

정부는 올 초 2020년까지 연평균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까지 줄이는 내용의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무리 법과 제도가 갖춰져도 실천하는 사람의 의식이 바뀌지 않고는 소용없다. 선진국에선 사람이 차로에 내려서기만 해도 차들이 멈추는데 우리는 횡단보도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난해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건수가 7027건이나 됐다.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보도(步道)에서조차 2012년부터 보행자와 차량 충돌 사고로 연평균 19명이 숨지고 1069명이 다쳤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 추세지만 화물차 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기준 961명으로 점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동아일보는 올 한 해 교통안전기획 ‘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 시리즈를 24회에 걸쳐 연재했다. 2013년 ‘시동꺼! 반칙운전’을 시작한 이래 6년째 이어지는 교통안전 캠페인이다. ‘차로 위에서도 차보다 사람이 먼저’이며 ‘사람이 빨간 등(燈)’이라는 인식이 모든 운전자의 DNA에 각인될 때까지 교통안전을 위한 범사회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