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강경화에 불쾌감 토로… “실무협상 않고 정상회담만 고집” 마지막 대화의 손 내밀기로 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할 실질적 데드라인을 향후 3개월로 최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와 인식을 공유하고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후엔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라고 물밑 채널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3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들은 “대화에 나서지 않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워싱턴의 평가가 대단히 부정적이지만 최근 들어 마지막 대화 시도는 해보자는 쪽으로 간신히 선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 시간)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장례식에 정부 조문 사절단으로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인물 아니냐’는 취지로 비외교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불쾌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실무선에서 합의를 만들면 정상끼리 논의하는 ‘보텀업’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자고 해도 북한은 (사전 조율 없이) 정상끼리 만나는 ‘톱다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다시 설득하기로 했고, 19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대북 인도적 지원 및 미국인 북한 관광 금지 재검토라는 ‘깜짝 메시지’를 냈다.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북한의 속내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 정부에도 관련 내용을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에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되, 유화책을 펼 수 있는 인내와 시간이 사실상 한계에 달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21일 NP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지난해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 때부터 북한 비핵화가 즉석 푸딩 만들기처럼 금방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