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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김연아’… ‘포스트 김연아’… 뜨거운 은반

입력 | 2018-12-24 03:00:00

팬 2000여명 환호 차준환-임은수, 피겨 대표 1차선발전 무난히 우승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스타인 ‘남자 김연아’ 차준환이 2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장기인 쿼드러플 (4회전) 점프를 앞세워 1위에 올랐다. 뉴스1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 모인 2000여 명의 팬들은 ‘피겨 왕자’ 차준환(17)과 함께 호흡했다. 차준환이 도약을 위해 빠르게 스케이팅할 때 두 손을 모으고 초조하게 지켜보던 팬들은 화려한 점프가 빙판을 수놓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차준환이 통통 튀는 스텝 연기를 펼칠 때는 팬들이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23일 열린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의 주인공은 차준환이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새 역사를 써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은 압도적 실력으로 국내 무대 정상에 섰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79.73점을 획득한 차준환은 총점 257.0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이준형(201.27점)과는 55.74점 차.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주무기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시도하다가 큰 실수를 했던 차준환이었다. 도약 후 공중에서 회전력이 떨어져 2회전에 그친 것. 하지만 이날은 ‘4회전 점프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며 전날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는 프로그램 초반에 배치한 4회전 살코와 토루프를 모두 깔끔히 성공시키며 가산점을 챙겼다. 차준환은 “오늘도 연습 때는 4회전 점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스로 ‘침착하자’고 되뇌며 집중한 덕분에 모처럼 2개의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자신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년 2월 ISU 4대륙 선수권 출전권도 얻었다. 차준환은 “발에 잘 맞지 않는 부츠와 발목 부상 문제로 힘들었던 가운데 좋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내년에는 부츠도 교체하고 컨디션도 회복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서는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는 임은수가 섬세한 표현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뉴스1


여자 싱글에서는 ‘포스트 김연아’ 임은수(15)가 우승을 차지했다. 11월 ISU 시니어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에서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여자 싱글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98점을 기록했던 그는 23일 프리스케이팅 127.81점을 합쳐 총점 196.79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트리플(3회전) 살코 점프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나머지 6가지 점프에서 가산점을 챙겼다. ‘노력파’ 임은수는 올해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도 휴식보다 훈련을 생각했다. 임은수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점프 실수를 줄이기 위해 훈련을 하겠다. 4대륙 선수권에서는 클린 연기를 펼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